Past/Stuffs

1인 미디어시대에 대한 생각

Ratatui 2017. 12. 12. 04:35

  나는 공대생이며 각종 유튜브 컨텐츠를 즐겨보는 사람이다. 약 10년 전 UCC라는 것이 유행하던 시대가 있었다. UCC는 'User Created Contents'의 줄임말로 사용자 제작 컨텐츠를 뜻하며 주로 영상 컨텐츠를 지칭하는 그 시절 신조어였다. 그 당시 UCC제작 공모전이나 캠페인도 상당히 많이 열렸었는데, 그 때는 UCC 제작을 직업으로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. 취미생활로 동영상을 제작하거나, SNS 초기시절 싸이월드 같은 사이트에서 단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UCC를 제작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.


 

  그 후로 10년이 흘렀다. 세상이 엄청나게 변해서 길거리에서 동영상을 보고 있어도 돈이 들지 않는 세상이 온 것이다. 사진과 글로만 이루어졌던 컨텐츠들보다는 당연히 동영상 컨텐츠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더 끌게 되었다.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당연히 다음이나, 네이버에서 검색하던 시절이 지나 유튜브에서 검색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.


  그 당시 큰 수입이 없었으며, 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지 못했던 플랫폼 BJ들,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현재 그 규모와 시청자 수가 굉장히 커져서 왠만한 기업 수준의 수익을 창출하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있다. 물론 모든 1인 컨텐츠들이 각광받는 건 아니지만, 적어도 관련업에 전념한다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. 그들이 수익을 쉽게 얻는 것은 절대 아니다. 그들은 매일매일 창작의 고통을 겪으며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컨텐츠를 생산하는데 몰두한다. 나는 그들이 굉장히 큰 수익을 얻더라도 결국은 그들이 노력 한 만큼 얻는 것이라고 생각한다.


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본 바탕은 광고에 기반한다. 옛날에는 광고를 통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업종이 한정되어 있었다. TV나 라디오, 신문사 같이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에 광고를 넣어야 광고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.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에서 광고를 표시할 수 있게 되고 온라인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광고주들도 온라인 광고에 주목하게 되었다. 동영상 안에 광고가 포함되고, 그 동영상의 조회 수가 늘어날수록 광고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그 효과의 값만큼 동영상 제작자에게 수익이 되는 것이다. 꼭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블로그나 사이트에 표시된 광고 또한 같은 방법으로 수익을 얻게 한다.


  공부와 학벌 또는 전문 기술이 있어야만 취직하거나 창업해서 돈을 벌고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. 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언변 또는 외모를 가진 끼 있는 사람들은 그 존재 자체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며 새로운 경제 구조를 발생시키고 있다. 영상에 포함되는 광고로 인한 수익 뿐만 아니라 광고주가 직접 컨텐츠 크리에이터의 스폰서가 되어 홍보를 하게 하고 그 대가를 주는 경우도 있다. 이처럼 1인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성공하게 되면 개인의 노력에 대한 엄청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.


 

  나는 공대생이다.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어떤 회사인지는 아직 모르지만 분명 취업을 하게 될 것이다.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? 수많은 청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 모른 채 그저 사람들이 걸어갔던 길을 그대로 걸어가고 있다. 회사의 말단 직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고정된 수입을 얻게 되고 그 안에서 분명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. 내가 그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될지 알 수 없고 어떤 일을 진행하고 누구의 명령을 따라 일할지도 알 수 없다. 


 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과정 속 성취감이라는 것은 더 먼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지금처럼 청년들의 미래가 불투명한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인생이 될 지 알 수 없기에 그저 당장 눈 앞에 있는 일만 보면서 살아가고 있다.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나의 이야기를 쓰면서 혼자 힘으로 만들어낸 블로그가 커가는 것을 보며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서이다.


 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1인 컨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직종이 생긴지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. 앞으로 또 어떤 다른 형태의 직업이 생길 지 모른다. 나는 그들과 분명 다른 길을 걷게 되겠지만 내가 들어간 회사, 그 단체 안에서 언젠가는 나도 내 일에 대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. 그런데 그 성취감이 머리를 쥐어 짜내며 노력해서 직접 만든 컨텐츠들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며 즐거워하고, 그에 대한 수익도 창출하며 얻는 성취감에 비할 수 있을까? 그들의 도전정신과 그들이 얻는 성취감이 부럽다.